예수 그리스도 일생(제1권 1부)
작센의 루돌프
Vita Jesu Christi
Ludolphus De Saxonia
14세기 봉쇄수도회 카르투지오회의 수도사 작센의 루돌프가 깊은 침묵 중에 기록한 명저서로서,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수태고지, 탄생, 복음 전도, 고난, 십자가의 죽음, 부활 등 사건의 순서에 따라 문자적, 풍유적, 도덕적, 신비적 차원으로 묵상한 글이다. 이 책에 영향을 받은 16세기의 이냐시오 로욜라는 그의 명저서 [영신수련]을 집필했으며, 오늘날까지 이들이 영향력은 지대하다.
복음서에 표현된 이야기를 읽을 때 각 사건을 직접 듣고 본다고 상상하라. 왜냐하면 가장 사랑스러운 생각은 갈망에서 생겨나며, 그것이 가장 입을 즐겁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상으로 묵상하는 방법은 과거에 발생한 사건이 지금 여기에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한층 더 즐겁게 음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난날의 일이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복음서를 읽어라. 과거의 행위가 지금 당신의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상상하면, 더 깊고 즐거운 묵상이 될 것이다.
(저자 서언 중에서)
복음서는 육신의 눈꺼풀을 벗겨준다. 인간 예수의 삶의 표층을 뚫고 들어가서 그 이면에 감추어진 그의 신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센의 루돌프의 『예수 그리스도 생애』 역시 우리 인생에서 진귀한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이 책에서 감동한 사람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람은 이냐시오 로욜라이다. 그는 스페인의 장교로서 팜플로나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쏜 포탄에 중상을 입고 병상에서 이 책을 읽었다. 완쾌한 후 만렛사 동굴에서 깊은 묵상과 기도 중에 얻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바로 불후의 작품 『영신 수련』이다. …이 책은 신앙의 목적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주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생애를 통하여 그분의 인성과 신성을 철저히 깨달을 때 확고한 믿음이 선다. 세파에 흔들리지 않도록 닻과 같은 그분을 꽉 잡고 놓치지 말자!
(한글 역본 서언 중에서)
저자: 작센의 루돌프(Ludolphus De Saxonia, c. 1295~1378)
저자의 명칭은 몇 가지가 있는데, 주로 작센의 루돌프(Ludolph of Saxony), 또는 그가 소속된 수도회를 표기하여 카르투지오회의 루돌프(Ludolph of Saxony, Carthusian) 등으로 불린다. 그가 처음에는 도미니꼬회 수도사였다가 나중에 카르투지오회로 옮겼기 때문에 그의 정체성을 밝히는 이름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독일의 작센 지방에서 13세기 말(c. 1295)에 태어났다. 그는 수년 동안 도미니꼬 수도사로 보내다가 스트라스부르그에 있는 카르투지오 수도원에서 수도생활을 시작했으며(1340), 입회한 지 3년 만에 코블렌츠 수도원 원장으로 임명되었으며(1343), 5년 후 돌연 사임했다(1348).
사임 이유는 양심의 문제라고 했지만, 도미니꼬 탁발수도승에서 카르투지오회로 개종한 사람은 중책을 맡지 못한다는 헌장(1319)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수도원장에서 물러난 루돌프는 마인즈에 있는 수도원에 머물다가, 다시 교수의 집 스트라스부르그로 돌아와서 지내다가 거기서 사망했다(1378).
목차
약어표 / 7
한글 역본 서문 / 11
서언 / 23
제1장 그리스도의 신적인 영원한 발생(요 1:1-5) / 44
제2장. 인간 구원의 해결책; 마리아 탄생 / 57
제3장. 복된 마리아의 결혼 / 71
제4장. 세례 요한의 탄생(눅 1:5-25) / 81
제5장. 구주의 수태(눅 1:26-38) / 91
제6장. 세례 요한의 탄생과 할례(눅 1:39-80) / 128
제7장. 구세주의 계보(마 1:17; 눅 3:23-38) / 145
제8장. 마리아와 파혼하려 한 요셉(마 1:18-25) / 155
제9장. 구세주의 탄생(눅 2:1-20) / 168
제10장. 주님의 할례(눅 2:21) / 199
제11장. 동방박사들이 예수를 찾아옴(마 2:1-12) / 211
제12장.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성전에 데려가다.(눅 2:22-39) / 236
제13장. 애굽으로 피난, 그리고 헤롯이 두 살 이하의 아기들을 죽임(마 2:13-18) / 271
제14장. 애굽으로부터의 귀국과 세례 요한의 속죄 생활의 시작(마 2:19-23) / 289
제15장 부모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소년 예수를 성전에서 발견하다.(눅 2:40-52) / 300
제16장 열두 살부터 서른 살까지 예수의 삶(눅 2:51-51) / 319
제17장 세례 요한의 삶과 사명(마 3:1-10; 눅 3:1-4) / 334
제18장 하나님이 주신 요한의 사명(요 1:6-18) / 359
제19장 요한은 자신이 메시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선구자라고 말한다.(마 3:11-12; 막 1:7; 눅 3:15-17); 요 1:19-28) / 375
제20장 회개해야 할 필요성 / 393
제21장 주님이 세례받으심(마 3:13-17; 막 1:9-11; 눅 3:21-22) / 416
제22장 주님의 금식과 시험받으심(마 4:1-11); 막 1:12-14); 눅 4:1-13) / 441
제23장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양이라는 요한의 선포(요 1:29-34) / 480
제24장 요한의 계속된 증언과 첫 제자들을 부르심(요 1:35-51) / 488
제25장 물이 포도주로 변함(요 2:1-11) / 502
제26장 성전 정화와 니고데모의 방문(요 2:12-3:21) / 521
제27장 요한이 옥에 갇힘(마 14:1-9; 눅 3:19-20); 요 3:22-30) / 534
제28장 주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심(마 4:12-17) / 543
제29장 제2차, 제 3차 제자들을 부르심(눅 5:1-11; 막 1:16-20) / 551
제30장 제자들을 부르심의 결말;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 열정 / 564
제31장 마태를 부르심(마 9:9-17; 막 2:14-22; 눅 5:27-39) / 575
제32장 열두 제자 선발(마 10:1-4; 막 3:13-19); 눅 6:12-16) / 590
제33장 산상수훈(1): 팔복(마 5:1-12; 눅 6:17-26) / 600
제34장 산상수훈(2):목회자들은 설교와 행위로 가르쳐야 한다; 그리스도는 율법을 완성하려고 오셨다(마 5:13-37) / 626
제35장 산상수훈(3): 원수를 사랑하라(마 5:39-48; 눅 6:27-36) / 649
제36장 산상수훈(4): 사람들의 칭찬을 구하지 말라.(마 6:1-8; 16-18) / 670
제37장 산상수훈(5): 주님의 기도(마 6:9-15; 눅 11:2-4) / 683
제38장 산상수훈(6): 하늘에 있는 보물(마 6:19-34; 눅 12:22-34) / 707
제39장 산상설교(5): 산상수훈(7): 자비로운 자가 되라; 기도의 중요성(마 7:1-12); 눅 6:36-49;11:5-13) / 730
제40장 산상수훈(8): 결론(마 7:13-29; 눅 6:46-40; 13:24) / 753
미주 / 777
내용 일부
제33장
산상수훈(1): 팔복
(마 5:1-12; 눅 6:17-26)
2. 주님은 설교 도입부에서 여덟 가지 복 또는 덕을 제시하시고, 각각의 복에 알맞은 상을 말씀하셨다. 주님은 하나의 문장에 “복이 있다.”라는 표현과 함께 각각의 덕을 소개하시고, 그에 대한 상을 말씀하셨다. 문장의 전반부는 공덕으로서의 복과 관련되고, 후반부는 상으로서의 복과 관련된다. 상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덕을 소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거스틴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복받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상을 원하는 사람은 상 받기에 알맞은 일 하기를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복받을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달려올 것이다. 또 해야 할 일을 말해 줄 때 집중하여 경청해야 한다. 만일 상을 갈망한다면, 싸움을 피하지 말라. 상이 주어지는 일을 열심히 행하라.”
팔복에는 양면이 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는 소망 속에서 경험되며, 천국 본향에서는 실제로 경험된다. 덕이 탁월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은혜로 복을 받고, 천국에서는 영광의 팔복을 받을 것이다. 어거스틴의 말처럼, 그들은 영이 가난하기 때문에 복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 하늘나라에 있기 때문에 복을 받으며, 나머지 팔복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3. 예수께서 입을 열어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어쩔 수 없기 때문이나 속임수가 아니라 자유로 선택하여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공덕에 상응하는 상이다.” 여기서 마음의 가난은 세상에 대한 사랑, 즉 세상을 사랑하는 사랑이 붙잡고 매달리는 것들에 대한 사랑을 피하는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부, 사치, 영예 등에서 발견되는 모든 기쁨을 철저히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팔복은 두 가지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첫째는 부귀와 육적인 쾌락을 멸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재능을 무시함으로써 자신이 선함에도 불구하고 무익하며 사람들보다 열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부를 멸시하는 것의 출발점은 자신을 멸시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서 진실로 겸손히 자기 자신을 내려다본다면, 자신을 위해서 세상 물건을 무시할 수 있고, 자신을 후대하지 않으면 외적인 것의 포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가난은 그리스도를 위한 자벌적인 가난과 참된 겸손을 암시한다.
팔복은 어떻게 이해해도 우위로 차지한다. 첫째 의미에서, 가난은 그리스도와 영적 건물의 기초를 따르려는 사람의 첫 번째 완전함이다. 재산에 짓눌리는 사람은 방해를 받지 않고 가난의 거울이신 그리스도를 따를 수 없다. 이 세상의 덧없는 것에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라 노예이다. 나는 사랑하는 것을 자유로이 섬긴다. 이런 까닭에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