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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인간 존재의 중심이며, 기도는 마음을 형성한다.
 
기도는 인간의 감성에 작용하며, 영성형성을 이루게 하는 동인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기도는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학의 가장 중심에 있다고 믿어 왔다. 이 시대에 올바른 기도를 드리기 위한 노력을 통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심오한 문제는 깊은 감정의 차원으로 인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기도하는 삶은 하나님과 보편적인 인간성을 알게 하는 두 가지 차원에서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여행을 통해서 우리의 감성이 드러나며 또한 점차 성숙해진다. 그런데 독특한 종교적 감정의 유형 가운데 이러한 성숙은 주관적이고 체험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신학적인 의미의 차원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신앙인의 삶은 그 자체로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며, 우리 자신의 꺽이지 않는 고집에 대한 탄식이고, 하나님의 자비하신 구원에 대한 감사와 희망 그리고 평화와 기쁨”이기 때문이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불의와 고난에 대한 아픔없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기도와 경험, 그리고 신학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로버타 반디(Roberta Bondi)는 그녀의 저서, 『하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기 위해』(To Love As God Loves)에서 초대 수도원 수사들과의 대화를 서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달콤하고 따뜻한 감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우리의 삶의 과정에서 익혀야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다루시는 것처럼 하나님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으며, 우리가 배워온 것들 위에 우리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적 감정, 특별히 기독교적 감정의 이러한 성격은 신학의 본질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조지 허버트(George Herbert)의 “기도”는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되는 나의 탐구의 시금석이다. 하나님 앞에서의 인간의 삶 전체와 기도와의 관계는 “하늘과 땅의 울림” 혹은 “이해된 어떤 것”이라고 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기도와 영성의 관계를 다루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러한 때에 다시 한 번 출판하려고 한다. 이 책의 처음 두 장과 서문에서는 보다 전통적인 주제들 뿐만 아니라, 기도와 영성의 관계를 다루는 책들과 감성의 문제를 다루는 책들의 충돌에 의해 야기된 문제들을 인식하고 다루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주제와 논지는 동일하지만, 현대의 문제 의식들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심리학 이론들과 치료법들에 의해서 깊이 각인된 문화 속에서 보다 깊은 신앙인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떨쳐버릴 수 없는 질문들이 있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정한 감성을 지속적으로 간직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왜 그 감성에 대해 항상 말하려고 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종교적인 경험과 감정이 자기 기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냉소적인 회의론자들이 아닌 교회 안에서 성장한 진지한 성도들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랑이나 기쁨과 같은 감성의 의미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혼란스러운 것일 수 있다. 이들의 질문은 “거룩함”이라는 것이 사랑과 희망, 회개와 기쁨의 깊이와 관련이 있는 진정한 크리스천의 삶으로의 부름이라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우리가 직면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시편을 비롯한 성서와 기도의 실재에 중심적인 문제인 신앙인의 마음의 언어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종교적 의식을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일종의 종교적 억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종교적 감정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여성 신학자들과 해방 신학자들이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여성 신학자들과 해방 신학자들로부터 제기된 이러한 의심에 귀기울이고 대답하는 것은 다음에 출판될 책에서 다룰 것이지만 위에서 제기된 질문들에 대하여 잠시 논하는 것은 주어진 질문의 정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믿음의 언어는 감정의 언어이다. 그러나 이것은 “감정의 상태” 이상이다. 사실 많은 종교적 의식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감정적인 억압을 야기한 것이 사실이다. 감정의 문제를 신앙인의 삶의 이상과 관련하여 다루는 데 있어서 특정한 문화의 유형들과 너무 쉽게 동일시해온 것이다. 결국 감사에 대한 설교는 시편을 비롯한 성서의 곳곳에 나타나는 하나님과의 고투, 분노, 슬픔의 탄식과 같은 주제들을 간과하게 되었다. 

 
기도라는 명목 하에 인간의 감정적인 삶의 부분들이 오용되어 왔으며, 결과적으로 종교적인 훈련들은 우리를 감동시킬 수 없었다. 이것은 믿음의 언어가 감정적인 연약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영성적인 삶은 그 자체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며 따라서 인간의 깊은 내면을 개방하는 것이다. 성서에 나타나는 기본적이고 뿌리가 되는 비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인간의 마음이 최대한 펼쳐지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깊은 바램과 희망, 기쁨과 두려움들에 있어서 어떻게 믿음이 자신을 표현하는지를 다음의 본문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의 마음은 선한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하나님 내 안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소서,” “너는 너의 마음과 영혼과 힘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또는 “그 마음은 속이기 쉬우니…누가 그 마음을 이해할까?” “그러나 마리아는 이러한 모든 말을 그녀의 마음 속에 간직했다.” 성서 전체를 통해서 마음(heart)은 인간 삶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마음을 설명하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경험되는가에 주목함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바로의 마음은 강팍해졌으나 하나님의 은혜는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사람들은 “돌과 같은 마음을”을 갖고 있으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육신의 마음”을 주기를 원하시며 “우리의 마음 위에” 거룩한 법을 쓰기를 원하신다. 
 
따라서 정서와 이해의 자리로서 마음의 언어는 성서에서 대부분의 인간의 가장 깊고 복잡한 것을 말하는 길을 열어주기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믿음의 언어가 또한 마음의 언어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있는가? 이는 우리가 왜 신앙인의 삶 전체를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평화롭게, 그리고 연민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존재의 양식과 깊은 감정으로서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 “감정”을 통해서 우리의 존재와 행위의 원천인 세상에 대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감정은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단순한 정서의 상태가 아니라 이 세상의 “감각”을 통해서 세상을 인식하는 특별한 방법들이다. 이 때문에 신약성경는 우리에게 육체의 일을 벗어버리고 성령의 열매를 맺으라고 말하고 있다. 시기심과 분노, 그리고 질투가 아니라 사랑과 기쁨 그리고 친절로 말이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열정과 바램이 아니라 성령님과 동행할 때 흘러 넘치는 그러한 감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어려운 질문들이 제기된다. 
 
프로이드와 같은 심리학적 사고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종교적 경험 전체에 대한 질문들과 특정한 감정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처음부터 의심하고 있다. 만약 종교적 신앙 자체가 근본적으로 유아적이거나 억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면, 성령의 열매와 관련하여 인간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언급은 모두 인간적인 미성숙함으로 취급당할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신자들의 판단과 사고는 그들의 감정에 의해 왜곡된다고 말한다. “합리적이 되라. 너의 감정이 판단을 동요하지 못하게 하라”고 주장한다. 종교적 신념이 단지 우리의 불안과 근심이 투사된 것이라면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 형성된 감정들은 그러한 인간의 불안에서 나온 두려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가 편안한 것과 우리의 인간적인 환상을 좇는 것을 쉽게 용서하신다. 그러나 모든 왜곡된 감정들을 하나님에 대한 종교적인 신앙 자체로 여겨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역질문을 앞으로 제기하고자 한다. 소망하고 사랑하며 부드러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기도하는 자세로 신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삶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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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E. 샐리어스(Don E. Saliers)
 
 돈 샐리어즈는 오하이오 웨슬리안 대학, 예일 신학교 그리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했고, 예일 대학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예일 신학교에서 강의하다가 1974년부터 에모리대학의 Candler School of Theology에서 강의하고 있다.
북아메리카 American Academy of Liturgy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Society for the Study of Christian Spirituality의 회장이다.
1992년에는 감리교 전통 내에서의 전례 연구와 예배의 갱신에 기여한 Berakah Award를 수상했다.